20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개헌론을 언급,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목표는 국민 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며 불을 댕겼습니다. 여권에서도 형태는 다르지만 저마다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입니다.


정치권은 개헌에 몸이 달았지만 일반 국민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개헌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매우+어느 정도) 관심 있다'는 응답자가 43%, '(별로+전혀) 관심 없다'는 응답은 46%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각각 62%, 56%, 57%가 '개헌 필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37%, 32%로 비교적 낮았습니다. 아무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겠죠.


이어 대통령제 개헌과 관련해 '현행 5년 단임제'와 '4년 중임제'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8%는 '현행 5년 단임제'를 선택했고, 55%가 '4년 중임제'를 선택했습니다. '4년 중임제'는 현재까지 가장 확률이 높은 개헌안인 셈입니다.


이어 '한국갤럽'은 '현행 대통령 중심제'와 '대통령이 국방, 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행정, 즉 내치를 맡아서 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도 물었습니다. 그 결과, 현행 대통령 중심제' 29%, '분권형 대통령제' 49%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우리 국민의 절반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개헌에 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응답자라면 '대통령 중심'이라는 말과 '분권형 대통령'이라는 말 가운데 어감만으로 후자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분권형 대통령제'보다 '이원집정부제'라는 말을 더 사용합니다. '대통령 중심제'와 의회 권력이 커지는 '이원집정부제' 가운데 양자택일하는 설문이었어도 같은 비율이 나왔을지 의문이 드네요.


이번 설문에 관해 한국갤럽 측은 "우리 국민의 개헌에 대한 관심은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개헌이 필요치 않다'는 의견은 다소 줄었으며 현행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보다 '4년 중임제'나 '분권형 대통령제' 등 새로운 제도에 대한 저변의 기대를 확인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여러분들도 동의하시나요?


김임수 기자 rock@featuring.co.kr

저작권자 © 피처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