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는 어느 정도일까? 평균일까? 그보다 작을까?
한 번쯤 이런 생각해보셨죠.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럽과학오픈포럼에서 발표된 ‘인류 신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2014년 기준 162.3㎝로 100년 전(142.2㎝)보다 20.1㎝가 늘었습니다.
◇ 급격히 성장한 한국 남녀
한국 여성은 전 세계 200여개 국가 중 가장 성장 폭이 컸는데 일본(16㎝), 체코(15.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 남성의 평균키도 이란(16.5㎝), 그린란드(15.4㎝)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장 폭을 보였습니다. 2014년 기준 한국 남성의 키는 174.9㎝로 1914년보다 15.1㎝ 자랐습니다.
이처럼 급격하게 자란 한국은 세계 신장 랭킹 순위도 크게 뛰었습니다.
100년 전 한국 여성은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작았지만 현재는 55번째로 큽니다. 한국 남성도 100년 전 151위에서 51위까지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북한 여성의 평균 키는 1914년에는 149.1㎝로 한국 여성보다 컸으나 지금은 9.9㎝가 자란 159㎝로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북한 남성 역시 160.6㎝에서 100년 뒤인 2014년 172㎝로 성장했지만 한국 남성보다는 작은 키가 됐습니다.
◇ 한국, 중국, 일본 비교
한국은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남녀 평균 신장이 3~4㎝ 정도 더 컸습니다. 중국의 평균 신장은 남성 171.8㎝, 여성 159.7㎝, 일본은 남성 170.8㎝, 여성 158.3㎝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인의 신장이 급격하게 큰 것은 유전적인 요인에 더해 영양 상태와 보건환경 등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제임스 벤담 교수는 “지난 100년간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발육 상태가 좋아졌지만 성장 속도는 지역마다 달랐다"고 밝혔습니다.
◇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나라
이번 연구에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라는 남성은 네덜란드(182.5㎝), 여성은 라트비아(169.8㎝)였습니다. 최단신 국가는 남성은 동티모르(159.8㎝), 여성은 과테말라(149.4㎝)였구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아시아, 중동 지역의 성장 폭이 컸으며 100년 전 상위권을 차지하던 미국, 캐나다, 북유럽 국가의 평균 신장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3~4번째 장신 국가였던 미국은 1970년대 신장 성장세가 멈췄고 200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퇴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엘리오 리볼리 런던 임페리얼대 교수는 “미국은 한때 풍요의 땅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후 계층 간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영양 공급이 불균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전 세계 보건 관련 과학자 800여 명으로 구성된 연구팀 ‘NCD-RisC'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진행해 나온 결과입니다.
200여개 국가의 만 18세 국민 1860만 명을 대상으로 1500종류의 각종 건강 정보를 수집한 다음 이를 100년 전인 1914년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박민정 에디터 pop@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