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인 2006년, 전북대 수의대 본과 4학년이던 이윤희 씨가 종강 모임을 한 뒤 갑자기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데 최근 한 방송사의 집중취재로 그 실마리가 잡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경찰이 동료 학생 등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와 최면조사까지 했지만 용의자는 물론 이윤희 씨도 찾지 못했다.


이 사건은 귀가했던 이윤희 씨가 왜 그날 종일 입었던 옷 그대로 실종됐는지 인터넷에 '성추행'과 '112 신고'를 검색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의혹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윤희씨가 늘 지니고 다니던 '수첩'이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씨가 늘 지니고 다니던 이 수첩은 이 씨가 실종되고 일주일 뒤 전북대 수의과 수술실습실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윤희씨가 실종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들은 어쨌든 전북대 학우들(종강모임)이었고, 이 씨 실종 뒤 그의 분신과도 같았던 수첩이 발견된 곳도 전북대라는 점에서, 이 씨의 실종의 '전북대'나 '전북대 관련자'들과 연관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


먼저 사건의 개요부터 잠시 살펴보자. 당시 29세였던 이윤희 씨는 이화여대에서 통계와 미술을 전공하고 전북대 수의대에 편입해 졸업을 6개월 남겨둔 상태였다. 이윤희씨는 종강모임을 마치고 집에 새벽 2시 50분쯤 도착했다. 그런데 씻거나 다른 정리를 했던 것이 아니라 곧바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이윤희 찾기' 카페 운영자 박진성의 증언에 따르면 "성추행을 검색해서 2건 정도의 글을 읽었고 그 다음에 바로 112를 검색한 상태에서 컴퓨터가 멈추게 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한시간 뒤 컴퓨터는 꺼졌다. 강제 종료된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알려진 컴퓨터는 실제론 정상 종료 돼 있었다. 성추행과 112 신고. 이윤희 씨 컴퓨터에 남아있는 마지막 메시지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가장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 성추행, 112 검색어는 3분만에 끝났다. 경찰 조사에서도 성추행 용의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윤희 씨가 사라진 것을 안 것은 종강 모임 이후 이틀이 지난 뒤였다. 수업에 나오지 않자 걱정이 된 친구들이 찾아나선 시간이 6월 8일 오후 1시 무렵이다. 경찰 도움을 받아 들어간 이윤희 씨 집은 어질러져 있었고 개들의 분변 냄새가 섞여 났다. 이윤희 씨 집에서 이유없이 사라진 물건도 발견됐다. 가방 안에 있던 전화 번호 수첩이었다. 또 찻상은 상 다리가 떨어져 나간채 실종 며칠 뒤 집밖에서 발견됐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방송에서 "컴퓨터는 2시 59분에 켜져 4시 21분에 꺼졌다. 그 시간 동안 이윤희 씨가 집에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수사했다. 프로파일러는 집에서 범행을 당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프로파일러는 "집에 사진이 많다. 이는 자존감이 높고 사람들에 보여주고자 하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성향이라고 보인다"라고 했다. 방 안 혈흔 검사에서도 범죄가 벌어졌을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윤희 씨는 종강 모임 화장실을 다녀온 후 마지막 목격자인 남학생에게 '화장실을 따라왔느냐'고 묻기도 했었다고 한다. 해당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이 함께 붙어있는 곳이었단 증언이다. 그때 성추행을 당한 것인지 의혹이 커졌다. 또한 집에 들어왔다가 같은 옷을 입고 실종된 상황에 대해 프로파일러는 "모여 있던 장소를 떠나 뭔가 다른 일을 해야겠단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윤희 씨는 간단한 연락처만 있는 수첩과 약간의 돈을 갖고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이후 해당 수첩은 전북대 실습실에서 발견됐다.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는 "이윤희 씨가 동물수술 실습실을 찾았고, 그리고 그 수첩을 그곳에 두고 난 뒤 실종됐을 가능성과 이윤희 씨 실종에 개입된 어떤 인물이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 등으로 수첩을 그곳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이 수첩이란 건 결국 전북대 수의대의 공간, 이 사람들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된다"고 했다.


이윤희 씨와 함께 없어진 유일한 소지품이 바로 전화번호 수첩이다. 수의대 친구들은 이씨가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녔다고 증언한다. 수첩이 발견된 곳은 수의대 관련 인물을 빼고는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다. 당직 수의사도 거기서 자기 때문에 외부인이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강의실이 아니라 수술실습실이기 때문에 각종 수술 도구도 있는 점으로 볼 때 일반학생의 접근은 통제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결국 이윤희 씨 실종 사건의 진실은 전북대 안에 있다는 것이 이 방송의 결론이다. 그런데 2006년 당시 경찰은 그 수첩이 실종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한 대학원생의 말에 따라 수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그말을 했다는 대학원생은 수첩을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래전 일이라 경찰 수사가 미진했든지, 경찰이 결정적 정황 증거를 놓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6월 6일 새벽 이윤희씨가 동물수술 실습실을 찾았고, 그리고 그 수첩을 그곳에 두고난 뒤 실종됐을 가능성과 이윤희씨 실종에 개입된 어떤 인물이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 등으로 수첩을 그곳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이윤희씨 실종에 전북대 수의대 관련 인물이 개입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경찰은 이윤희씨 실종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의문점들이 나왔지만 수첩의 행방과 그것을 둘러싼 '전북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결과가 상당히 주목된다.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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