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의 이해 I.

서양화란 서양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회화?

 서양화란 서양에서 만들어진 형식의 회화를 말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양화는 동양 문화권에서 상대적 개념으로 지칭하는 회화의 형식이다. 과거 서양의 입장에서 일부의 동양적인 것, 즉 이집트를 포함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오리엔탈리즘'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랑 오달리스크>이다. 오달리스크는 도리엔트의 후궁을 말하며, 전형적인 서구의 시각에서 바라본 동양문화에 대한 '차별적인' 탐미적 묘사이다.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의 작품 그랑 오달리스크(Grande Odalisque), 1814(사진=위키피디아 제공)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의 작품 그랑 오달리스크(Grande Odalisque), 1814(사진=위키피디아 제공)

 

하지만 서양의 문화, 서구의 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동양에서 지칭하는 서양화는 서양인의 입장에서 말하는 오리에탈리즘과는 다른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이란 개념은 12, 13세기에 해당하는 로마네스크 시대(초기 기독교 시대와 비잔틴 시대를 지나면서 맞게 되는 시대)에 확립되었다고 본다. 즉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정신의 일체화를 이루며 다양한 문화권이 존재하는 동양과 달리, 서양은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였다. 

일반적으로 '서양화'라고 통용되는 이른바 '유화'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야 보편화된 기법이다. 유화는 캔버스 위에 그리는 그림 기법을 말하며, 캔버스에 그린 유채안료의 그림을 흔히 타블로(tableau)라고 하는데 이는 오늘날 곧 서양화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서양이란 지역의 개념이 로마네스크 시대를 거치며 확립되었듯 서양회화 역시 로마네스크, 고딕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분명한 형식으로 갖추게 된다. 이후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뛰어난 화가들이 출현하고 서양회화는 더욱 놀라운 발전을 맞게 된다.  르네상스는 불어로 재생(birth)이라는 뜻으로 종교적 부흥에서 점차 인간성의 발견이라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인간의 발견이라 인간의 심오한 내면성과 인체구조에 대한 연구의 성과로 인간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가져온 것을 말한다. 즉 '인본주의'의  부활을 뜻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흰 족제비를 안고 있는 여인, 1483~1490(사진=위키피디아 제공)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흰 족제비를 안고 있는 여인, 1483~1490(사진=위키피디아 제공)

 

흔히 미술사에서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북구 르네상스로 구분한다. 이탈리아 지역은 고대 로마 중심지로서 고대 유적이 산재해 있는 곳이기도 한 반면, 북구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에 비해 전통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벨기에를 거점으로 하는 플랑드르 지역과 네덜란드, 독일 중심으로의 지역이다. 그래서 북구에서 전개된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전통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고, 17, 18세기에 시민사회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지역적 분위기를 확립하였다. 이 지역에서의 미술작품은 궁정이나 귀족의 저택, 성당 등이 아닌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위해 그려졌다. 정물화, 풍경화, 해경화 같은 장르가 이 지역에서 먼저 생겨나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양화가 굳건한 틀을 잡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 신고전주의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신고전주의는 말그대로 새로운 고전을 추구하는 것으로 서양의 고전을 새롭게 계승한다는 것을 뜻한다. 서양의 고전이라 하면 그리스, 로마를 가르키는데 이를 말미암아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의 정신을 회복하자는 의미이다. 

게빈 해밀턴, 브루투스의 맹세, c.1763(사진=위키피디아 제공)
게빈 해밀턴, 브루투스의 맹세, c.1763(사진=위키피디아 제공)

 

이와 같이 고전에서 전형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이상적인 모델이 만들어 지면서 아카데미즘이라는 경향이 나타났다. 아카데미즘은 합리주의적인 바탕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미 정해진 양식에 대해 충실해야 하므로 개성과 독창성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조각으로 이루어진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작품으로의 복귀를 추구하는 신고전주의는 윤곽과 형태를 중시할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색채는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낭만주의가 일어났다. 낭만주의는 신고전주의와 양상을 보였다. 낭만주의는 감성을 바탕으로 자유와 파격을 드러냈고, 뜨겁고 부드럽고 동적인 특징을 드러냈다. 

 

다시 읽는 서양미술사 - 서양화의 이해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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