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뉴스 캡처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4일 강원 고성 산불피해 지역을 방문해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서 이재민들을 만나 “한전 설비에서 발화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뒤 “형사적인 1차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민사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결과가 나오면 산불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재민들이 요구하는 즉각적인 보상 절차 돌입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수사 결과에 따라 한전의 책임 범위가 달라지고 명확해질 것”이라며 “일단 결과가 나와야 배상이 될지, 보상이 될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이재민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전의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현장에 모인 이재민들은 “한전 탓에 산불이 발생했는데 당장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토성면사무소에서 이재민들에게 공개 사과한 김 사장은 인근으로 자리를 옮겨 비대위 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한전과 비대위는 향후 공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보상 또는 배상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고성·속초 산불의 원인과 관련해 “특고압 전선이 바람에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전신주의 개폐기 인입선(리드선)이 강풍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강한 불꽃을 만들었고 이 불티가 마른 낙엽과 풀 등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 중이다.


임석우 기자 rainstone@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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